테마 인사이드
DEI 기반의 조직문화로 만들어내는 시너지
새로운 회의방식으로 공유하라!
글. 이치민
(PSI컨설팅 소장, 『조직문화로 승부하라』, 『리더의 하이터치 소통 스킬』 저자)
DT의 가속화로 사업환경이 복잡해지고 낯선 이슈들이 급증하며 소수의 유능한 리더나 특정 부서의 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구성원들의 긴밀한 협업을 통한 문제 해결이 절실해진 지금, 글로벌 기업들과 발 빠른 국내 기업들은
이를 위한 핵심 원칙으로 DEI(Diversity:다양성, Equity:형평성. Inclusion:포용성)를 강조하고 있다.
지금, 조직문화 전환이 필요한 이유

의사결정 전문기관 Cloverpop에 따르면 ‘다양성이 확보된 포용적 팀은 일반 팀 대비 87% 더 나은 의사결정, 2배 빠른 과업추진 속도를 보인다’고 한다. 맥킨지는 ‘경영진의 다양성이 상위 25% 수준인 기업의 수익율이 36%더 높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의 일터는 일 때문에 만나 임금과 노무를 교환하는 ‘단기적 거래관계’로 인식되고 있다. 상사와 동료를 이해관계의 상대나 승진과 인센티브를 두고 경쟁하는 적으로 바라보며, 근무시간과 보상 수준에 맞춰 최소한만 수동적으로 일하라고 부추기기도 한다. 일터에서의 몰입과 협업,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조직 내에서 지속 가능한 긍정경험을 쌓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실천전략 ‘3R’

조직문화는 오랜 시간의 반복을 통해 형성된다. 아래의 3가지 전략은 협업 기반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핵심 요소다.

첫째

명확한 공통의 약속(Rule)을 정립하라. 동양 사회는 위계적 구조, 눈치와 염치, 암묵적 관계와 개인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발전했다면, 서양에서는 상대방이 아닌 사회적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등기와 공시제도처럼, 상대방도 ‘규칙을 준수할 것이라는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했다.
구성원의 긴밀한 협업을 위해서는 직무권한, 문서관리, 인사관리, 회계관리규정 등 반복적 프로세스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규칙을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한다. 다만 조직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모든 상황을 규정화할 수 없기에, 상황 인식과 판단의 기준이 되는 공통의 신념을 더욱 강조하게 되었다. 다양성 속에 협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DEI 실천 약속 5가지를 제안한다.

1

상대방도 나와 동등하게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 발언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한다. 끝까지 듣고 질문으로 이해를 확인한다. 차별적 표현을 피한다. 실수를 비난하지 않는다.

2

상대방도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 -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마음, 윈윈하여 파이를 키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믿는다.

3

상대방도 유효한 정보의 일부를 갖고 있다. - 마치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이 각자 코끼리의 일부를 만지며, 코끼리에 대해 대화하는 상황일 수 있다고 믿는다.

4

상대방과 차이는 배울 수 있는 기회다. - 다양한 관점을 통해 인식수준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한다.

5

무엇(what)이 옳은가에 집중한다. - 누가(who)에 집중하면, 시비다툼으로 변질된다.

둘째

추상적 가치를 담아내는 구체적 형식(Ritual, 이하 리추얼)을 설계하라. 신뢰, 존중, 공정, 포용, 효율성, 명확성 등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리추얼(입사식, 정년퇴임식, 환영회, 송별회, 시무식, 종무식, 창립기념일, 착수보고, 결과보고회 등)이 있어야 한다. ‘딱딱하고 일방적인 분위기의 행사’를 넘어, 구성원 서로가 공유하는 긍정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소속감과 자부심, 성취감과 성장감을 경험하며, 축하와 위로 그리고 격려를 전할 수 있는 리추얼이 필요하다. 이는 조직의 규모와 무관하다. 리추얼 설계의 3가지 핵심은 아래와 같다.

1

의미와 형식은 공존해야 한다. 의미 없는 형식은 공허하고, 형식 없는 의미는 기억되지 않는다. 목적과 배경 등에 대한 충실한 설명이 필요하다.

2

다수가 공감해야 한다. 형식에 의미를 부여하면 가치가 높아지지만, 다수가 공감하지 못하면 충실한 참여를 이끌지 못한다. 참석자 상호 스몰톡 시간을 반영하거나, 함께 참여하는 소소한 활동을 추가하는 것도 좋다.

3

재미가 있어야 마음을 연다. 편안하고 자연스럽되 흥미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칭찬과 축하로 시작하거나, 간식과 음료를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꾸준한 반복(Repeat)을 통해 자연스럽게 하라. 긍정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리추얼을 만들었다면, 지속하는 것이 핵심이다. 낯선 것에 익숙해지는 ‘학습경험’이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되 일정은 미리 공유해야 한다. 적어도 3회 정도 약속된 주기에 맞추어 진행해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툴 수 있지만 이를 보완하여 두 번째에는 개선된 모습으로 선보일 수 있다.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반응을 고려해 최적화를 위한 미세조정 후 세 번째부터는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 추상적 가치를 담는 구체적 형식’으로 정립할 수 있다. 구성원들이 ‘다음’을 언급하거나 기대한다면 정착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수 있다.

3R전략, 회의문화 개선을 통해 실천하라

S그룹은 2018년 국내최초 주 35시간을 도입했다. 근무 시간이 줄었으니 일단 ‘회의’부터 없앤 조직들이 많았다. 그러나 몇 개월 후 ‘제발 회의 좀 하자’는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늘었다. 이는 ‘숙제검사’를 위한 일방적이고 경직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 ‘고충과 정보를 공유하며 소속감과 동료애를 느끼고 싶다’는 의미였다. 경영혁신과 생산성 개선 등이 단골 주제였던 ‘회의’는 사실 억울한 누명을 써왔다. 회의란 본래, 팀과 함께 협업하고 집단지성과 시너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 소통 형식이다. 문제는 ‘운영방식’일뿐 ‘회의’는 꼭 필요한 소통 리추얼이다. DEI와 공유가치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회의법을 소개한다.

첫째

비효율적인 회의를 개선하고 간소화하라. 일방적 정보전달을 위한 미팅은 메일이나 다른 소통 채널로 대체할 수 있다. 논의 과제의 관련자가 소수일 경우, 전체 미팅 아젠다에서 제외하고 별도의 미팅으로 운영한다. 매일 실시하는 아침조회 등은 자료 없이 일어선 상태로 짧게 진행한다. 회의는 미리 계획하되 산출물을 명확히 정의하고, 사전에 참석자에게 참고할 자료와 준비를 위한 양식을 배포한다. 충실한 작성사례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준비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전달할 수 있다. 종료 시 결정사항, 담당자, 납기 등을 명확히 한다.

둘째

중요한 회의는 양방향 소통과 참여로 전환하라. 다양한 의견, 상반된 증거를 확인할수록 좋은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회의 주최자 외에 아무도 의견을 내지 않는 분위기라면 심리적 안전감이 낮다는 방증이다. “김대리가 의견을 냈으니, 다음주까지 김대리가 책임지고 준비하세요.”와 같은 경험은 ‘침묵은 중간 정도가는 합리적 전략’으로 인식하게 한다. 이때 온라인 협업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미팅 진행 시 우선 문제해결 방법인 ‘What’에 초점을 두고, 효과적 실행 담당자 선정인 ‘Who’는 나중에 분리하여 논의한다. 참석자 모두 발언 기회를 부여하되, 필요 시 익명 투표를 실시할 수도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모두의 의견이 동등하게 존중받고 있음을 경험할 수 있다.

셋째

희로애락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반영하라. 조직 구성원 전체가 모이는 기회라면, 간단한 음료나 간식을 미리 준비하고 상호 안부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반가움’과 ‘친밀감’을 경험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오프닝 시간에 축하, 환영, 칭찬, 격려, 위로의 시간을 가지면 구성원 서로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우수사례와 실패사례를 공유하거나, 외부교육과 학습 결과를 전파하는 시간도 좋다.
이때, 복잡한 자료보다 1장 정도의 요약이나 이미지를 바탕으로 말로 설명하는 것이 발표자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유용한 정보습득과 학습기회로서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도록 하거나, 새로운 회사 제도와 외부 경영환경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설명할 수도 있다. 설명할 때 참석자의 FAQ를 기반으로 미리 준비하고, Q&A시간까지 반영한다면 ‘존중감’을 전할 수 있다.

일터는 배움터이자 꿈터가 될 수 있다

조직 구성원들은 일로 만난 ‘한시적 거래 관계’이지만, 크고 작은 긍정경험을 공유하는 ‘장기적 신뢰 관계’로 전환 가능하다. 상사와 동료는 ‘경쟁자와 적’이 아니라, 나의 성장과 꿈을 실현하는 과정의 ‘최고의 파트너이자 동반자’임을 재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디 함께 하는 구성원 모두에게 조직이 단순한 밥벌이를 위한 곳을 넘어, 꾸준히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배움터’이자 각자의 꿈을 실현하는 ‘꿈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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