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가상·언택트 기술이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가운데, 그 반작용으로 사람들은 점점 더 물리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갈망하게 되었다. 기술이
발전했다고는 해도 우리는 어쨌든 물질의 세계에 살고 있기에 실체가 있는 무언가를 보고, 만지고, 느끼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는 올해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물성매력’을 선정했다. ‘물성매력’이란 상품, 공간, 콘텐츠 등에서 느껴지는 감각적 특성이
소비자에게 정서적 만족과 몰입감을 주는 현상을 의미한다. 몇 년 전부터 많은 기업들이 ‘팝업 스토어’를 열어 브랜드의 특성을 드러내는 콘셉트로 꾸민 공간,
현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도 ‘물성매력’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방식의 일환이다. 또한 쌍방향
소통으로 소비자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물성매력’을 강화하고 있다. 누구나 직접 체험하고 보고 느낀 대상을 더욱
인상적으로 오래 기억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사물 본연의 감각을 느끼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물성매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는 최근 마케팅의 중요한 트렌드가 되었다.
서로 간의 소통이 최소화되었던 팬데믹 이후, 현장에서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각종 스포츠 경기, 공연, 전시, 축제, 원데이 클래스 등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졌다. 모두 디지털로 대체할 수 있음에도 종이책, 문구류, 필름 카메라, LP, 카세트 테이프 등 아날로그 감성을 더하는 제품을 찾는 이들도
여전히 많다. 실체가 있는 대상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태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디지털 기술이 확산될수록 ‘물성매력’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 ‘힙’하게
느껴지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흐름은 계속될 것이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팝업 스토어’ 방식 외에도 ‘물성매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는
공개 전 홍보 프로모션을 위해, 드라마 속 게임 진행 요원인 핑크 가드 복장을 한 이들이 전 세계 도시 곳곳에 등장하는 방식으로 게릴라 이벤트를 진행하며
세계관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선보인 ‘우체국 용돈 배달 서비스’도 ‘물성매력’을 강화한 마케팅 사례 중 하나다. 멀리 계신 부모님께 용돈
배달 서비스를 통해 용돈을 보내면, 집배원이 직접 부모님 댁에 방문하여 용돈을 전달해드리는 방식이다. 용돈 봉투를 물리적으로 전달함으로써, 계좌이체로 용돈을
보내 드리는 것과는 또 다른 특별한 감동을 더한다.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브랜드 경험(BX)이 중시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굿즈도 관심을 받고 있다. 브랜드 굿즈는 브랜드의 철학과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되는 특별한 콘셉트를 담아내는 물건이다. 온라인 금융 플랫폼 ‘토스’는 금융생활 관련 질문 100가지에 답하는 방식으로 금융 상식을 담은
책 ‘더 머니북’을 출시하며 브랜드 지향점을 적절히 구현했고, 해당 도서는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오비맥주의 ‘한맥’은 독자적인 기술이
적용된 거품기와 전용잔을 출시했는데, 캔 위에 거품기를 장착한 후 맥주를 따르면 언제 어디서나 생맥주와 같은 부드러운 거품을 즐길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물성매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성매력은 디지털과 AI로 대표되는 현대사회에서
‘물리적 실체’를 갈망하는 본질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향후 디지털·가상·언택트 경제가 발달할수록
그
반작용으로 물성매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5』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