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의 도시에서 만나는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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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WORK · Enjoy Weekend

압력의 도시에서 만나는 쉼표

공업과 역사 그리고 일상의 쉼이 한 동네 안에 자연스럽게 포개진 곳.
일터 너머의 부평, 걸어서 만날 수 있는 부평의 또 다른 얼굴을 소개한다.

SIMPAC Magazine Vol.61

부평富平이라는 이름은 ‘넉넉한 땅’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그 이름처럼 부평은 오랫동안 한반도 산업의 한 축을 떠받쳐 온 공업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부평은 공장만의 도시가 아니다. 골목 깊숙이 자리한 재래시장에는 인심이 흐르고, 고려 시대부터 이어져온 향교는 도심 한가운데서 조용히 옛 가르침을 지키고 있다. 또한 노동자들이 살던 속칭 줄사택 골목은 산업화의 기억을 전하는 독특한 풍경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감성적인 공간도 이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공업과 역사 그리고 일상의 쉼이 한 동네 안에 자연스럽게 포개진 곳. 일터 너머의 부평, 걸어서 만날 수 있는 부평의 또 다른 얼굴을 소개한다.

01

고려에서 이어진 배움의 자리

부평향교

계양산 자락, 경인교육대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부평향교는 고려 인종 5년(1127)에 처음 세운 것으로 전해지는 유서 깊은 교육기관이다. 병자호란 때 불타 없어졌다가 조선 숙종 대에 다시 지은 이래 지금까지 명륜당과 대성전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서 만나는 고요한 한옥 마당은 분주한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어준다.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 032-541-2941

02

닫혔던 땅, 다시 열린 도시의 숨

부영공원

1939년 일제의 무기 공장인 조병창으로 문을 연 이후, 해방과 함께 주한 미군 기지로 80여 년간 시민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땅, 캠프마켓.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반환되어 이 중 일부가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너른 잔디밭과 산책로로 조성된 이곳은 이제 주말이면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활기를 띤다. 압축됐던 역사가 다시 열린 공간으로, 부평이라는 도시의 굴곡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인천시 부평구 안남로 146

03

100년 가까운 삶의 온기

부평깡시장

부평역과 부평시장역 사이, 아케이드 지붕 아래 220여 개 점포가 빼곡히 들어선 부평깡시장은 1950년대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재래시장이다. 손맛 좋은 상인들이 손수 만든 밑반찬과 젓갈, 김치가 풍성하게 쌓여 있는 반찬 골목은 오래된 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겨움을 전한다. 날씨와 상관없이 장을 볼 수 있도록 아케이드를 설치한 덕분에 사계절 내내 장을 보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인천시 부평구 주부토로32번길 25 · 032-502-7175

04

도심 속 산책

부평공원

부평역과 백운역 사이, 빌딩 숲 한가운데 자리한 부평공원은 원래 군부대 용지였던 땅을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되돌린 곳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도심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푸르른 숲 그늘이 펼쳐진다. 공원 인근에는 일제강점기에 부평 조병창 노동자들이 모여 살던 삼릉줄사택의 흔적이 남아 있다.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길게 늘어선 낮은 집들은 한 세기 가까이 그 자리를 지키며, 부평이 산업도시로 성장하던 시절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전한다. 공원에서 가벼운 산책 끝에 만나는 줄사택 골목은 압력에서 시작된 형태가 사람의 삶으로 이어진 풍경을 그려보게 한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271

05

도시의 기억을 걷다

부평역사박물관

2007년 삼산동에 개관한 부평역사박물관은 부평이 걸어온 길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선사시대부터 산업화가 한창이던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평야였던 땅이 공업도시로 변모해온 과정을 다양한 전시로 전한다. 부평에서 나고 자란 이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을 다시 보게 하고, 처음 부평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이 도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출발점이 되어준다.

인천시 부평구 굴포로 151 · 032-515-6471

06

평리단길에서 맞는 차분한 하루 끝

녹턴 커피 로스터스

부평 문화의거리, 일명 ‘평리단길’ 안쪽에 자리한 녹턴 커피 로스터스는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 카페다. 빈티지한 외관과 어두운 조명의 실내는 이름처럼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환한 낮에도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느낌을 안긴다. 직접 볶은 원두로 내리는 핸드 드립이 시그니처이며 쇼팽 라테, 아이스크림 라테가 대표 메뉴로 꼽힌다. 부평역과 부평시장역에서 도보 10분 이내로 접근성이 뛰어나 일과를 마친 뒤 들러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인천시 부평구 부평문화로71번길 19 1층 · 0507-1474-3009

07

우드 톤 공간에서 즐기는 여유

런 아모크

부평구청역 인근 길주로에 자리한 런 아모크는 우드 톤 인테리어로 따뜻하게 꾸민 2층 규모의 카페다. 시끌벅적하지 않은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책을 읽거나 작업하기에 알맞고, 곳곳에 놓인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2층은 햇살이 잘 드는 통창이 나 있어 낮 시간대에 시간을 보내기 좋다. 비주얼과 맛 모두 호평받는 케이크류와 라테가 대표 메뉴이며, 애견 동반이 가능해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도 있다.

인천시 부평구 길주로 507 1·2층 · @run_.amok

08

일본 감성 한 스푼, 디저트 한 입

쿠이케

부평 골목 안쪽, 미니멀한 일본풍 인테리어로 꾸민 쿠이케는 아담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한적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디저트 카페다. 대표 메뉴는 바닐라 빈이 듬뿍 든 커스터드 푸딩으로, 스푼을 대면 스르르 녹는 몽글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상큼한 오렌지와 달콤한 크림이 어우러진 시그니처 쿠이케 라테, 청량하고 달큼한 메론소다 역시 자주 언급되는 메뉴다. 제철 과일을 듬뿍 넣은 후르츠 산도는 들어가는 과일이 시기마다 조금씩 바뀌어 찾아갈 때마다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인천시 부평구 부평대로38번길 16 1층 · @kuike_nicepudding

09

골목 끝 비밀 아지트

초여름

평리단길 골목 안쪽 건물 2–3층, 작은 간판을 따라 계단을 오르면 펼쳐지는 초여름은 일본 애니메이션 속 한 장면 속에 들어온 듯한 카페다. 우드 톤 가구와 빈티지한 카펫,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져 마치 비밀 아지트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곳곳에 놓인 소품과 식물 덕분에 카페라기보다 작은 소품 숍에 들어선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대표 메뉴는 초록빛 메론소다와 부드러운 푸딩으로, 비주얼과 맛 모두 호평받는다. 저녁 시간에는 칵테일과 하이볼 등 주류도 즐길 수 있어, 낮의 카페에서 밤의 바bar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바뀌는 것도 매력이다.

인천시 부평구 부평대로32번길 22 가동 3층 · 0507-1439-2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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