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SIMPAC 프레스 부문 부평 공장에서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약하는 프레스를 볼 수 있다.
금속에 압력을 가해 원하는 형상을 만드는 프레스 기술은 인류가 금속을 다루기 시작한 때부터 이어져 온 아주 오래된 제조 기술 중 하나다. 자동차 외판, 스마트폰 내부 부품, 엘리베이터 패널처럼 대량생산 하는 같은 형상의 금속 부품은 대부분 프레스로 찍어낸 것이다. 이 밖에도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병뚜껑, 숟가락, 포크, 동전, 냄비, 프라이팬, TV와 냉장고의 외판처럼 익숙한 물건의 형태와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공정이 바로 프레스다. 같은 형상의 제품을 무한대로 만들어내는 이 기술은 대량생산과 표준화된 부품 체계를 가능하게 한 산업혁명의 근간이었고, 지금도 제조업의 심장부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SIMPAC 프레스 R&D 연구소는 이 긴 계보의 최전선에 서 있다. 고객의 주문에 따른 수주 설계와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프레스기술연구팀, 신제품 개발과 기술 연구에 집중하는 선행기술연구팀, 프레스 공정의 자동화와 효율화를 연구하는 공정자동화연구팀, 프레스를 움직이는 전기 설계와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제어시스템연구팀. 이 네 팀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SIMPAC의 기술력을 뒷받침한다. 어떤 이는 연구소를 회사의 뿌리라고 표현한다. 뿌리가 튼튼해야 비바람에 쓰러져도 다시 자라듯, 연구소라는 기초가 탄탄해야 영업과 생산이라는 열매가 맺힌다는 뜻이다. R&D의 역량에 따라 생산과 영업의 실적이 달라지고, 불황에도 연구소만큼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이곳 엔지니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정밀도, μm 단위의 세계
프레스 기술의 핵심은 정밀도다. 마이크로미터(μm), 즉 1mm의 1,000분의 1 단위 오차를 제어하는 것이 프레스 기술의 본질이다. 이 작은 차이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제어하지 못하면 부품 간 조립 간섭이 생기고, 소음과 진동이 커지며, 제품 수명이 단축된다. 배터리 케이스처럼 밀폐 성능이 중요한 부품이라면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오차가 곧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정밀도는 외관이 아니라 제품의 기능, 성능, 수명을 결정짓는 변수다. 새로 포장된 아스팔트 위를 차로 달릴 때 소음이 줄고 진동이 잦아드는 것처럼, 정밀한 프레스로 만든 제품이 늘어날수록 우리 일상은 더 조용하고 안전해진다.
고속 프레스(400SPM)에서도 마이크로미터급 정밀도를 유지하는 설비 개발이 현재 진행 중이다. 분당 400회를 찍어내는 속도에서 흔들림 없이 정밀도를 유지하는 것은 기계, 전기, 유압, 자동화, 금형 기술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가능한 일이다. 기존에 없던 고속 프레스를 만들어내는 이 프로젝트는 2026년 후반기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기계·전기·유압·자동화·금형이 결합된 종합 기술 시스템을 새롭게 설계하는 일이다.
EV 시대, 달라지는 프레스의 요구
전기차(EV)로의 전환은 프레스 기술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내연기관 시대의 프레스가 차체와 외판 같은 고강도·대형 부품 중심이었다면, EV 시대에는 배터리 케이스처럼 얇고 정밀한 박판 성형 기술이 핵심이다. 구성은 단순해졌지만 고속 회전에 대응하기 위한 정밀도 높은 부품의 수요는 오히려 크게 늘었다.
핫 포밍 프레스, 기가 프레스처럼 시대 흐름에 따라 프레스의 형태도 바뀌고 있다. 형상을 만드는 기술에서 완성품의 기능을 구현하는 공정 설계 기술로 프레스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SIMPAC 프레스는 수소전기차·전기차 분야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기술 패러다임 전환에 성공적으로 대응해 온 결과다. 2025년부터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부품 양산에도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서보 프레스, 5절 링크 프레스 등 기존 기계식 프레스의 구조적 변화도 활발히 시도하고 있다. 2D 설계에서 3D 설계·구조 해석으로의 전환, 소형 프레스에 대형 구조물(무빙 볼스터)을 접목하는 신규 개발까지 SIMPAC 프레스 R&D 연구소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과정에서 맞닥뜨린 가장 큰 과제는 새로운 소재의 가공 특성 확보와 고정밀 부품의 반복 생산 안정성이었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과 실제 양산 가능한 것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일, 그것이 R&D의 몫이다.
납기와 품질 그리고 사람
글로벌 기업들이 SIMPAC을 선택하는 이유로 엔지니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것은 빠른 납기와 고객 요구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다. 단순히 장비를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생산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춰 설계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역량이 SIMPAC만의 강점이다. R&D 부문에서 빠른 설계와 안정적 품질 구현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장 엔지니어들의 자평이다.
이 납기 경쟁력을 지탱하는 것은 연구소 엔지니어들의 집중과 헌신이다. 연구소는 설계의 시작점이다. 연구소에서 설계를 빠르게 끝마쳐야 이후 제조, 조립, 시운전 등 모든 공정이 속도를 낼 수 있다. 쉽지 않은 조건이지만, 그 과정에서 쌓이는 기술 데이터와 경험이 결국 SIMPAC의 자산이 된다.
손끝으로 확인하는 것들이 있다. 수치 너머의 감각이 쌓여 기술이 된다.
제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일련의 과정에는 늘 사람들이 있다.
공정자동화, 사람 대신 기계가 이어받는 흐름
금속 컵 하나를 만드는 데도 프레스는 한 번만 찍어내지 않는다. 코일 형태로 들어온 소재가 최종 제품이 되기까지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한다. 과거에는 각 공정 사이를 사람이 직접 소재를 이송했지만, 이제는 더 높은 속도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이 모든 과정이 자동화되고 있다. 공정자동화연구팀이 집중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프레스 공정 전체를 자동화하고,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한다.
제어시스템연구팀은 이 모든 움직임의 신경계를 설계한다. 프레스를 움직이는 전기회로와 프로그램이 이 팀의 영역이다. 체계화된 프로그램 로직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사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역량, 이것이 SIMPAC이 글로벌 기업들에게 선택받는 이유 중 하나다.
세상의 많은 물건들이 프레스에서 시작된다.
프레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완성될 때까지 기대하고, 집중하고, 기다려야 한다.
10년 후의 프레스를 향해
에너지절감, 공정자동화, AI 기반 지능화는 지금 SIMPAC 프레스 R&D 연구소가 가장 집중하는 기술개발 방향이다. 앞으로 10년 후의 프레스는 ‘힘을 가하는 장비’에서 ‘지능적으로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데 연구소 구성원들의 시각이 모인다. 소재와 형상 정보만으로 최적 프레스 모델과 생산 조건을 도출하고, 설비가 자동으로 상태를 인식해 에너지·정밀도·금형 수명을 동시에 관리하는 AI 기반 자율 프레스가 그 목적지다. 피지컬 AI의 등장으로 제조업의 프로세스 전반이 빠르게 바뀔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프레스 기술의 근원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금속에 압력을 가해 형태를 만든다는 원리는 수천 년 전과 다르지 않다. 다만 그 압력을 얼마나 정밀하게, 얼마나 지능적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어하느냐가 달라지고 있다.
세상에 철이 존재하는 한 프레스 기술은 사라지지 않는다.
SIMPAC 프레스 R&D 연구소는 그 기술의 다음 장을 지금 쓰고 있다.
(왼쪽부터) 설계 도면을 보고 있는 제어시스템연구팀 신희남, 프레스기술연구팀 김진석, 공정자동화연구팀 신양하.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며 완성에 이르기까지 힘을 모은다.
R&D 연구원 5인의 말
채동주 · 선행기술연구팀
SIMPAC 프레스 부문에서 일하면서 가장 도전 정신을 발휘한 때는 언제였나요? 통상 6개월이 걸리는 설계를 2개월 만에 완료해야 했던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12시간 이상 일했지만, 그 기계가 지금도 잘 쓰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SIMPAC의 큰 강점 중 하나가 납기 이수인 만큼, 연구소가 그 시작점에서 필요한 일을 빠르게 끝마쳐야 한다는 책임감이 항상 있습니다.
10년 후 어떤 기술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가요? 프레스가 자동으로 상태를 인식하고 판단해 에너지·정밀도·금형 수명을 동시에 관리하는 AI 기반 자율 프레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프레스 기술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전한다면? 세상에 철이 존재하는 한 프레스 기술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신양하 · 공정자동화연구팀
SIMPAC 프레스 부문에서 일하면서 가장 도전 정신을 발휘한 때는 언제였나요?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들이 늘 도전 정신을 요구합니다. 처음 밟아보는 길이라 예측하지 못한 문제가 속속 생기는데, 이것이 R&D라는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안고 가야 하는 책임이라고 생각하며 임하고 있습니다.
10년 후 어떤 기술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가요? 설비가 자동으로 조건을 최적화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공정을 제어하며,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생산이 기본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프레스 기술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전한다면? 프레스 기술은 압력이라는 힘을 통해 세상을 구성하는 형태와 기능을 구현해 내는 기술입니다.
신희남 · 제어시스템연구팀
SIMPAC 프레스 부문에서 일하면서 가장 도전 정신을 발휘한 때는 언제였나요? 사내에 처음으로 기계식 동기화 소형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선례가 없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지만, 소형에서 성공한 덕분에 지금은 대형으로 확장해 진행 중입니다. 또 다른 첫 도전이 남아 있는 셈이죠.
10년 후 어떤 기술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가요? 엔지니어의 경험과 노하우를 데이터화해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이 시스템이 결국 완전 무인·자율 프레스 라인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스 기술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전한다면? 프레스 기술은 기계산업의 시작이자 꽃으로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힘을 정밀한 형태와 가치로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이정민 · 프레스기술연구팀
SIMPAC 프레스 부문에서 일하면서 가장 도전 정신을 발휘한 때는 언제였나요? 올해 업무 프로세스 자체가 바뀌면서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부분들이 생겼습니다. 시간을 기존 대비 두세 배 더 들이고 있지만, 이 또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지나고 나면 더 효율적인 아웃풋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10년 후 어떤 기술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가요? 자동으로 상태를 판단하고, 문제를 예측하며, 최적의 공정을 제안하는 프레스 기술을 구현하고 싶습니다. 사람의 경험에 의존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프레스 기술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전한다면? 프레스 기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산업을 움직이는 힘이며, SIMPAC은 그 기술로 남다른 가치를 만들어갑니다.
김진석 · 프레스기술연구팀
SIMPAC 프레스 부문에서 일하면서 가장 도전 정신을 발휘한 때는 언제였나요? 기존에는 대형 프레스에만 적용하던 무빙 볼스터 구조를 소형 프레스에 접목하는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소형 프레스의 자동설계 시스템 구축도 추진 중인데, 모두 전례 없는 도전이라 쉽지 않지만 그래서 더 의미 있습니다.
10년 후 어떤 기술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가요? 데이터 기반 공정 시뮬레이션과 프레스 불량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경험이 데이터가 되고, 그 데이터가 다음 세대 엔지니어의 자산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프레스 기술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전한다면? 동일 부품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산업혁명의 마지막 단추.